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질병 중 하나는 ‘슬개골 탈구’입니다.
갑자기 강아지가 다리를 들면서 걷거나 잘 걷지 않으려고 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슬개골 탈구를 진단받으면 보호자들은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수술을 꼭 해야 할까’, ‘보존치료 방법은 없을까’, ‘왜 우리 강아지가 슬개골 탈구라는 질병에 걸렸을까’ 등 보호자들이 궁금할 수 있는 슬개골 탈구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슬개골 탈구와 그 원인
슬개골은 쉽게 말하면 무릎뼈입니다. 강아지의 뒷다리 무릎에 존재하며, 가운데가 옴폭 파여 있어서 다리를 구부리고 펼 때 무릎관절이 레일 위를 움직이듯이 슬개골을 따라 운동합니다.
이 뼈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옆으로 빠지게 되면 이를 ‘슬개골 탈구’라고 말합니다.
슬개골 관련 질병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생후 1년 미만에 발병하는 경우 대부분 유전적 요인으로 봐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측면이 80%에 이른다고 합니다.
앞 다리를 들고 자주 서거나 풀쩍풀쩍 뛰는 행동을 하는 등 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후천적 슬개골 탈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 슬개골 탈구 많을까?
강아지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슬개골 탈구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분들이 없을겁니다. 그만큼 흔한 질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 강아지들에게 슬개골 탈구가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 우리나라가 유난히 소형견을 선호해서입니다. 슬개골의 옴폭 파인 부분으로 무릎관절이 운동해야 하는데, 소형견은 슬개골의 파인 부분 자체가 매우 얕습니다. 그래서 무릎관절과 슬개골이 꼭 맞지 않고 제자리를 벗어나는 일들이 중형견이나 대형견에 비해 쉽게 발생합니다.
둘째, 제대로 된 브리딩 시스템이 없어서입니다. 수의학책이나 브리딩 관련 서적에는 무조건 ‘슬개골 탈구가 있는 강아지는 번식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돼있습니다. 그 이유는 슬개골 탈구가 대부분 유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작고 예쁜 강아지라면 슬개골 탈구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번식시키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해당 질병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슬개골 탈구 진단
통상 강아지가 한쪽 다리를 계속 들면서 걷거나 걷는 것을 불편해하는 파행이 일어났을 때 병원을 찾았다가 슬개골 탈구를 진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 정도에 따라 1기~4기로 나뉘며, 슬개골 탈구 발병 우려가 높은 소형견의 경우 병원을 찾을 때마다 수의사에게 부탁해 슬개골 탈구가 있는지를 확인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1기 | 슬개골을 손을 빼면 탈구되지만 곧 제자리로 돌아가는 정도. 걸음걸이 정상 |
2기 | 슬개골이 스스로 탈구되기 시작하는 단계.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
3기 | 슬개골이 탈구된 상태로 있는 단계. 손으로 탈구를 회복시켜 주면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다리를 다시 사용하면 탈구가 된다. |
4기 | 슬개골이 계속 탈구된 상태이며, 손으로도 제자리를 찾아줄 수 없다. |
상당수는 2기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은 3, 4기에도 있지만 강아지들이 처음 탈구를 경험할 때 놀라기도 하고,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강아지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아파하는 것만으로 몇 기인지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종종 ‘우리 강아지는 아파하지 않는다’며 슬개골 탈구가 괜찮아졌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슬개골이 계속 빠져있는 상태에서는 아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개골 탈구 치료, 수술 꼭 해야 하나?
1기에는 억지로 탈구시키지 않는 이상 보행 중에 탈구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예방적 치료만 해주면 됩니다. 소형견들은 워낙 슬개골 자체가 작기 때문에 대부분 1기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적극적 치료가 필요해지는 시기는 2기부터입니다. 보호자들이 고민하는 것도 이 시기일 겁니다. 사실상 슬개골 탈구의 완전한 치료법은 수술 이외에는 없습니다. 영양제나 침 치료 등을 원하는 보호자들도 있지만, 이는 통증 완화해주는 등 보존적인 치료일 뿐입니다.
병원이나 수의사마다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2기에는 수술을 권합니다. 이유는 2기를 겪게 되면 대부분 3, 4기로 진행되고, 2기에 수술했을 때 예후가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슬개골 탈구 수술을 가장 오해가 많은 강아지 수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강아지가 별로 아파하지 않는다면 수술을 최대한 미뤄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재발할 경우 수술을 잘못됐다고 여기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가급적 빨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재발은 상당수가 수술 시기를 놓쳐 3, 4기 등 너무 늦게 수술했거나 뼈가 너무 작아 깎아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소형견인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후 관리 및 예방
수술 뒤에는 적절한 관리를 해야 합니다. 통상 1주일 정도는 실내에서 움직임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2주 정도가 지나면 가벼운 산책과 함께 재활 치료를 병행해줍니다. 강아지의 성향에 따라 조심성이나 겁이 많은 강아지들은 수술한 다리를 들고 있거나 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수술이 잘 되었다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산책과 운동을 해줍니다.
슬개골 탈구의 80%가 유전적 요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예방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진행 속도를 늦춰줄 수는 있습니다.
가장 먼저 다리에 무리를 가는 동작을 제어해줍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두 다리로 폴짝폴짝 뛰는 행동 등은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흥분해서 뛰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꿀 때도 다리에 큰 무리가 갑니다. 흥분도를 낮춰주고 적절한 수준으로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조절도 중요합니다. 과체중이 되면 무릎에 실리는 하중이 커지기 때문에 슬개골에도 무리가 갑니다. 이 때문에 유전적으로 타고 나지 않더라도 비만견들이 슬개골이나 다른 관절에 이상이 올 수 있습니다.
미끄러운 바닥도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바닥 마감을 마루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아지들이 잘 미끄러지게 됩니다.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멈추려고 하는 동작을 하면 다리에 많은 힘이 실리게 되고 관절에 무리를 줍니다. 실내에 반려견용 매트를 깔거나 러그 등을 깔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슬개골 탈구 정리>
슬개골 탈구는 유전적 요인이 큰 질환입니다.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며,
슬개골이 스스로 빠지기 시작하는 2기에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예후가 좋습니다
평소 무리하게 다리를 사용하거나 미끄러운 바닥을 조심해야 하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도 관절에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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