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함께 하는 분들에게 '진드기', '바베시아'라는 말은 정말 두려운 단어일겁니다.
바베시아는 진드기를 매개로 감염되며, 진드기에 의해 혈액에 바베시아 원충이 들어가게 되고, 적혈구 속에서 자라나고 증식해 적혈구나 혈소판 등을 파괴합니다.
과거에는 바베시아증에 걸린 강아지는 예후가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최근에는 치료약과 치료법의 개선으로 인해 적절한 프로토콜을 거치게 되면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바베시아에 대해 알아보고,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야할 유의사항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바베시아 원인과 증상
바베시아증은 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됩니다. 바베시아에 감염된 강아지나 소 등의 혈액을 흡입한 진드기가 다시 다른 강아지에게 붙어 혈액을 흡입할 경우, 이 과정에 진드기의 분비물을 통해 혈액 속에 바베시아 원충이 들어가게 되면서 감염됩니다.
바베시아 원충을 옮기는 진드기는 주로 작은소참진드기입니다. 이들 진드기가 활동하는 봄, 여름, 가을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 동물병원들의 통계에 따르면 가을철인 9월과 10월에 특히 바베시아에 감염돼 병원을 찾는 강아지들이 많다고 합니다.
바베시아에 감염되면 가장 특징적으로 빈혈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빈혈 중에서도 적혈구가 깨지는 형태의 용혈성 빈혈이 발생합니다. 바베시아 원충이 혈액 속에 기생하면서 적혈구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빈혈이 심할 경우 수혈을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혈소판을 파괴해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나거나, 발열, 혈뇨, 무기력, 식욕저하, 간 손상으로 인한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일부 강아지들은 마비 증상 등 신경 징후를 보일 수도 있고, 말라리아 환자와 유사하게 폐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같은 증상은 감염 후 10~28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발현됩니다.
바베시아 진단
바베시아의 진단은 간이키트와 도말검사, 진드기 매개 감염 PCR 등으로 가능합니다.
간이키트는 보통 바베시아가 의심될 경우 동물병원에서 곧바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베시아 원충이 어느 정도 자라나기 전까지는 음성으로 검출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정확도가 다소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간이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반드시 PCR 검사를 진행해야합니다. PCR 검사는 검사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바베시아를 포함해 아나플라즈마, 라임병 등 진드기 매개성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치를 통해 바베시아 검출량이 많은지 적은지도 확인할 수 있어서 치료 과정에서도 검사를 통해 검출량 감소 여부, 음성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바베시아에도 종류가 있는데, 크게는 캐니스(Canis)와 깁소니(Gipsoni)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베시아 양성이 확인되면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어떤 종류에 감염된 것인지도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베시아 종류에 따라 효과를 보이는 치료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깁소니에 의한 감염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바베시아에 감염되면 도말 상에서도 원충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혈구에 자리잡은 바베시아 원충이 혈액 도말에서 까만 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도말 또한 정확한 진단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PCR 검사가 바베시아 진단에는 가장 좋습니다.
바베시아 치료
바베시아 치료에는 다소 독한 약들이 사용됩니다. 이 때문에 명확한 진단과 치료 중 음성확인 등을 통해 최소한의 약물로 최단 기간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베시아 치료에는
①말라리아의 치료제로 알려진 아토바쿠온(말라론)과 아지트로마이신 조합
②베레닐/아자딘 주사, 이미도카브 주사
③항생제 믹스(3개)
등의 치료제가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감염되는 대부분인 깁소니의 경우 말라론과 아지트로마이신 조합 치료과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 조합은 원충의 번식을 멈추게 해 개체 수가 증가하지 않게 만들고, 이를 통해 원충을 제거할 시간을 벌어줍니다. 독한 약이기 때문에 사용하기를 꺼려하는 보호자들도 있지만, 발병 초기 급성일 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항생제 믹스 만으로도 치료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 치료 완료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아자딘/베레닐 주사나 이미도카브 주사도 바베시아 치료에 자주 사용됩니다. 항생제나 말라론 조합 만으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같은 주사제를 사용해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자딘과 베레닐은 같은 성분의 주사입니다.
다만 이들 주사제들은 대부분 바베시아 캐니스 등 크기가 큰 바베시아에 효과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병하는 작은 개체인 바베시아 깁소니에는 치료 효과가 다소 떨어집니다. 또 이들 주사제는 신경증상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사용돼야 합니다.
바베시아 치료는 초반 급성기만 넘기면 강아지의 증상이 완화되고, 약을 잘 급여하고, 추적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PCR을 통해 음성을 확인하고 치료가 완료되더라도 혈액 속에는 바베시아 원충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바베시아는 재발이 높는 병이기도 합니다. 다만 치료 완료 후 강아지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관리를 꾸준히 해주면 재발없이 살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베시아 예방 및 진드기 제거방법
바베시아 예방법은 당연히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 입니다.
우선 외부구충을 주기적으로 해줘야합니다. 진드기에 효과가 있다는 외부구충을 하더라도, 물리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외부구충을 제대로 한 경우 진드기가 물고 난 뒤 피를 빨게 되면 구충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통상 병원균 감염은 진드게 물린 뒤 3~6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빨리 진드기가 떨어져 나가면 그만큼 바베시아에 감염될 확률도 줄일 수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 진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풀숲 등 진드기가 서식하는 곳에서의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PCR 검사 업체들을 통해 강아지에게서 바베시아가 자주 발병하는 지역도 확인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과거에는 제주도에서 바베시아 감염 강아지들이 많이 나왔습니다만,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발병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세부지역별로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양성이 많이 나왔고, 서울에서는 북한산과 인접한 은평구, 서대문구, 성북구 등에서 발병이 잦았습니다.
강아지가 진드기에 물린 것을 발견했다면, 곧바로 제거해주는 것이 감염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작은 핀셋을 이용해 최대한 피부 가까이에서 진드기의 몸체를 잡아 입과 다리까지 모두 제거해야합니다. 만일 진드기를 제거한 뒤 입이나 다리가 피부에 남아있다면 병원을 내원하기 바랍니다.
진드기가 털어 붙어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피부에 있는데 진드기는 절대 손가락으로 제거해서는 안됩니다. 손가락으로 진드기를 잡으면 압력으로 인해 전염성 물질이 강아지의 체내에 더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바베시아 유의할 점
바베시아에 있어 유의할 점은
●반드시 PCR을 통해 진단해야한다는 점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IMHA)나 면역매개성 혈소판 감소증(IMT) 등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 다른 질병과 확실히 구분해야한다는 점(면역질환의 경우 면역억제제가 사용되는데, 면역을 증가시켜줘야 치료가 되는 바베시아와 정반대)
●치료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로 재발을 최대한 막아 줘야한다는 점
등 입니다.
강아지가 진드기에 물렸고, 이후에 빈혈이나 혈뇨, 무기력 등 바베시아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빠르게 동물병원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이지만, 바베시아증 또한 원충이 크게 자라고 퍼지지 않은 초기에 발견할 수록 치료 기간도 짧고 예후도 좋습니다.
'반려동물 관련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아지 탈장-배꼽 탈장/서혜부 탈장/회음부 탈장, 꼭 수술해야하나요? (1) | 2022.09.30 |
---|---|
강아지가 혀 낼름거리는 이유-아프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1) | 2022.09.29 |
강아지가 왜 풀을 뜯을까?-풀 먹는 강아지. 못 먹게 하는 방법은? (0) | 2022.09.21 |
강아지 담낭슬러지, 담석-우루사가 도움될까? (0) | 2022.09.20 |
강아지 당뇨병-원인과 진단, 관리법/당뇨병 합병증 (0) | 2022.09.16 |
댓글